줄거리
영화 ‘스노든’은 2013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미국 국가안보국(NSA) 내부고발 실화를 바탕으로, 에드워드 스노든(조셉 고든 레빗 분)의 시선을 따라 전개됩니다. 스노든은 9.11 테러를 목격한 뒤 애국심에 불타 특수부대에 자원입대하지만, 훈련 중 부상으로 의가사제대를 하게 됩니다. 이후 자신의 IT 실력을 살려 CIA 정보 분석가로 지원, 버지니아 훈련센터에서 ‘사이버전’ 훈련을 받으며 천재성을 인정받고 현장에 투입됩니다. CIA와 NSA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는 테러 방지와 국가 안보라는 명분 아래, 미국 정부가 국경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인과 자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스노든은 일본 미군기지, 하와이 NSA 센터 등 다양한 해외 파견 근무를 거치며 점점 더 심각한 불법 감시의 실태를 마주하게 됩니다. NSA는 ‘프리즘(PRISM)’과 ‘엑스키스코어(XKEYSCORE)’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휴대전화, 이메일, SNS는 물론 꺼져 있는 노트북의 카메라까지 해킹하여 일상적인 사생활까지 감시합니다. 심지어 미국의 동맹국 정상들까지 도청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스노든은 충격을 받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기술이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데 쓰인다는 사실에 깊은 회의와 죄책감을 느끼며, 연인 린지(쉐일린 우들리 분)와의 관계도 점차 멀어집니다.
결국 스노든은 국가와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국민이 정부의 행위를 알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내부고발을 결심합니다. 그는 NSA의 기밀 자료를 몰래 수집해 루빅스 큐브에 숨겨 반출하는 데 성공하고, 홍콩의 한 호텔에서 영국 지 기자 글렌 그린왈드(재커리 퀸토 분), 이완 맥어스킬(톰 윌킨슨 분), 다큐멘터리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멜리사 레오 분)와 접촉해 폭로를 준비합니다. 이 과정에서 스노든은 FBI와 CIA의 추적을 피해 긴장감 넘치는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8일간의 기록을 남깁니다.
폭로 이후 미국 정부는 스노든을 국가안보 훼손 혐의로 기소하고, 그의 여권을 취소합니다. 스노든은 여러 국가에 망명을 요청하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번번이 거절당하다가 결국 러시아로 망명해 현재까지도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실제 스노든의 인터뷰 영상을 마지막에 삽입해, 그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관객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며 끝맺습니다.
실화 내용
영화 ‘스노든’의 바탕이 된 실화는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하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세계를 뒤흔든 내부고발을 감행한 사건입니다. 스노든은 9.11 테러 이후 애국심으로 정보기관에 입사했으나, 근무 중 미국 정부가 ‘테러 방지’라는 명분 아래 자국민과 전 세계인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NSA는 ‘프리즘’ 등 첨단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휴대전화, 이메일, SNS, 심지어 꺼져 있는 노트북 카메라까지 해킹해 일상적인 사생활을 감시했고, 세계 35개국 정상의 통화까지 도청했습니다.
스노든은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기술이 국민의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하는 데 쓰이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내부에서 문제를 바로잡으려 했으나, 시스템 내부의 강고한 벽에 부딪혀 결국 외부 폭로를 결심합니다. 2013년 6월, 스노든은 홍콩으로 건너가 영국 지 기자들과 다큐멘터리 감독을 만나 일주일간 호텔에 숨어 지내며 NSA와 CIA의 불법 감시 실태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 폭로로 미국 정부의 전 세계 도감청 실태가 드러나며, 미국과 동맹국 간 외교 관계에도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특히 독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도청 사실은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미국 정부는 스노든을 ‘스파이 행위’로 기소하고 여권을 취소했으며, 그는 21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으나 미국의 압력으로 대부분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러시아가 임시 망명을 허락해 현재까지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스노든의 폭로는 전 세계적으로 ‘감시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시민사회의 프라이버시 인식과 내부고발자 보호 논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스노든은 이후에도 “나는 내가 말하는 모든 것, 내가 하는 모든 일, 내가 만나는 모든 상대, 창작이나 사랑, 우정의 모든 표현이 외부기관에 의해 아무런 동의 없이 기록되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위험이 더욱 커졌음을 경고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화되고, 정부 감시의 투명성과 한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스노든은 내부고발자의 상징적 인물로 남아, 오늘날까지도 디지털 시대의 자유와 권력의 경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총평
‘스노든’은 실화 영화의 본질과 사회적 의미를 모두 담아낸 작품입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에드워드 스노든이라는 인물의 내면과 성장, 그리고 국가와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겪는 고뇌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단순한 내부고발의 드라마를 넘어, 국가 권력과 시민의 자유, 정보화 시대의 프라이버시라는 복합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조셉 고든 레빗은 실제 스노든의 말투와 행동, 심리적 변화까지 완벽하게 재현하며 관객의 몰입을 이끕니다. 쉐일린 우들리 역시 린지 밀스 역을 통해 스노든의 인간적 고독과 갈등, 그리고 사랑의 힘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국가 안보와 개인의 인권이라는 첨예한 대립 구도를 단순화하지 않고, 관객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한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주장하는 ‘국가 안보’의 논리와, 스노든이 선택한 ‘시민의 자유’ 사이의 균형점은 어디에 있는지, 영화는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습니다. 대신 스노든의 선택과 그 파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언론과 권력의 갈등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디지털 사회의 본질적 문제를 성찰하게 합니다.
또한 영화는 극적인 서스펜스와 현실적 디테일을 조화롭게 결합해, 실제 사건의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스노든이 홍콩 호텔에서 기자들과 함께 폭로를 준비하는 8일간의 기록, 그리고 자료를 반출하는 과정에서의 긴장감은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스릴러적 재미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 개인이 거대한 시스템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용기와 그로 인한 희생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스노든’은 내부고발자의 용기와 언론의 역할, 그리고 시민사회의 각성을 동시에 일깨우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생활 침해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경고하며, 우리가 누리는 ‘안전’과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권력의 본질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을 촉구합니다. 스노든의 선택이 영웅적인지, 반역적인지에 대한 판단은 관객에게 맡기지만, 영화가 던지는 질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스노든’은 실화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사회적 이슈를 강렬하게 제기하는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