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 '인 투 더 와일드'는 에밀리어트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에밀 허쉬)가 자신이 살던 사회와 가족, 그리고 물질적 가치를 모두 버리고 알래스카 야생으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는 1992년 4월, 크리스가 알래스카 데날리 국립공원 북쪽 외딴 지역에 도착하여 버려진 버스에 캠프를 차리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이 버스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과 그곳에서의 삶을 교차해 가며 보여줍니다.
대학 졸업 후, 크리스는 자신의 전 재산인 24,000달러를 국제 빈민구호단체에 기부하고 부모님(윌리엄 허트, 마샤 게이 하든)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집을 떠납니다. 그는 신용카드를 잘라버리고 신분증도 버린 채, 자신을 '알렉산더 슈퍼트램프'라고 부르며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크리스의 여정은 카약으로 콜로라도 강을 내려가고, 기차에 무임승차하고, 히치하이킹으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등 자유롭게 전개됩니다. 그는 여행 중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히피 부부 레이니(브라이언 디어커와 캐서린 키너), 밀 농장 주인 웨인(빈스 본), 나이 든 가죽 공예가 론(할 홀브룩), 젊은 록 클라이머 트레이시(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다채로운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크리스는 삶의 여러 모습을 경험합니다.
알래스카를 향한 여정 중, 크리스는 잠시 멈추어 돈을 모으기 위해 웨인의 농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론의 가게에서 가죽 공예를 배우기도 합니다. 특히 론과의 만남은 크리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데, 론은 크리스에게 아들과 같은 애정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조언합니다. 론은 크리스에게 가족을 용서하고 소통할 것을 권유하지만, 크리스는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합니다. 마침내 알래스카에 도착한 크리스는 버려진 버스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시작합니다. 그는 사냥과 채집으로 음식을 구하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잭 런던, 레프 톨스토이 등의 책을 읽으며 자연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야생의 환경은 점점 더 가혹해지고, 식량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크리스는 다시 문명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불행히도 봄철 해빙으로 인해 강물이 불어나 건너기 어려워졌고, 크리스는 버스로 돌아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그는 야생 감자뿌리를 채집하여 먹게 되는데, 실수로 독성 있는 식물을 섭취하게 됩니다. 서서히 몸이 약해져가는 가운데, 크리스는 자신의 여정을 기록한 일기장에 마지막 글을 남깁니다: "행복은 나눌 때 진짜가 된다". 영화는 크리스가 문명으로부터 도망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는 죽기 직전, 자신이 추구했던 고독한 자유가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발견했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약 4개월 후, 사냥꾼들에 의해 그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그의 여동생 케이린(제나 말론)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실화 내용
'인 투 더 와일드'는 존 크라카우어의 동명 논픽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실존 인물인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실제 크리스 맥캔들리스는 1968년 2월 12일 캘리포니아주 엘 세군도에서 태어났으며, 에모리 대학을 역사학과 인류학 전공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그는 1990년 대학 졸업 직후 자신의 전 재산 24,500달러를 국제 기아 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하고 가족과의 연락을 끊은 채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맥캔들리스가 문명을 등지고 떠난 이유 중 하나는 그의 가족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 월트 맥캔들리스가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의 아버지는 첫 번째 가정을 유지한 채 크리스의 어머니와 새로운 가정을 꾸렸던 것입니다. 이러한 위선적인 모습에 실망한 크리스는 물질주의적이고 위선적인 사회에 등을 돌리게 됩니다.
영화에서 크리스가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 대부분은 실제로 그가 여행 중에 만났던 사람들을 바탕으로 하지만, 일부 각색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웨인 역을 맡은 빈스 본의 캐릭터는 실제 웨인 웨스터버그라는 농장주를 모델로 했으며, 그는 크리스의 이야기를 최초로 언론에 알렸던 인물 중 하나입니다. 영화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진 론 프란츠 캐릭터 역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합니다. 실제 론 프란츠는 82세의 고령으로 가죽 공예를 하던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였으며, 크리스에게 깊은 애정을 느끼고 그를 입양하려고까지 했습니다. 크리스는 알래스카로 떠나기 전 론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계획을 알렸습니다. 영화에서 크리스가 발견한 '매직 버스'도 실제 존재했습니다. 이 버스는 알래스카 스탬피드 트레일 근처에 버려진 페어뱅크스 시 운송국 버스 142호였으며, 1960년대 알래스카 유티나 광산 노동자들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었다가 버려진 것이었습니다. 이 버스는 2020년 6월, 안전상의 이유로 군용 헬리콥터에 의해 옮겨졌고, 현재는 알래스카 대학교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크리스의 죽음에 관해서도 영화는 실제 사건을 상당 부분 충실히 재현했습니다. 그는 1992년 4월 말경 알래스카에 도착하여 약 4개월간 버스에서 생활했으며, 1992년 8월 18일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의 시신은 9월 6일 사냥꾼들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크리스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독성 있는 야생 감자뿌리를 먹은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실제로는 그가 먹은 식물(야생 감자가 아닌 스위트 베치로 알려짐)의 독성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그가 식량 부족으로 인한 굶주림과 관련된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크리스가 남긴 것으로 묘사된 "행복은 나눌 때 진짜가 된다"라는 문구는 그의 실제 일기장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영화적 각색입니다. 그러나 그가 마지막 날들에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것은 그의 일기와 남긴 메모를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총평
숀 펜 감독의 '인 투 더 와일드'는 단순한 모험 영화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탐색하는 철학적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야생의 위험성,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순수함을 균형 있게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사색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에밀 허쉬의 연기는 영화의 중심축으로, 그는 순수하고 이상주의적이지만 동시에 고집스럽고 때로는 자기중심적인 크리스 맥캔들리스를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특히 그가 보여주는 자연 속에서의 기쁨과 고독, 그리고 점진적인 깨달음의 과정은 캐릭터에 깊은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에밀 허쉬는 이 역할을 위해 직접 체중을 감량하고 크리스의 여정을 따라가며 실제로 카약을 타고 암벽 등반을 하는 등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습니다.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빛납니다. 할 홀브룩이 연기한 론 프란츠는 특히 인상적인데, 그는 이 역할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윌리엄 허트와 마샤 게이 하든이 연기한 부모 역할, 그리고 빈스 본, 캐서린 키너,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크리스가 여정에서 만나는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 모두 각자의 캐릭터에 깊이를 더합니다.
영화의 또 다른 주요 요소는 에릭 고티에의 아름다운 촬영입니다. 광활한 자연 풍경을 담은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크리스가 느꼈을 자유로움과 경이로움을 전달합니다. 특히 알래스카의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담은 장면들은 영화의 시각적 하이라이트로, 크리스의 여정이 단순한 도피가 아닌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영적 탐색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에디 베더와 마이클 브룩이 작곡한 사운드트랙 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보완합니다. 민속적이고 서정적인 기타 멜로디는 크리스의 여정과 감정 상태를 반영하며, 특히 에디 베더의 목소리는 크리스의 내면의 목소리처럼 작용합니다.
영화는 비선형적 구조를 취하며 크리스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여정의 다양한 순간들을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이러한 편집 방식은 단순한 시간순 나열을 넘어 크리스의 심리적 여정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이 그의 선택과 동기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인 투 더 와일드'는 다층적 해석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한편으로는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와 위선에 반기를 드는 청년의 반항적 여정으로 볼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발견과 깨달음의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크리스의 선택을 미화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의 여정과 깨달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합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영화가 크리스의 무모함을 지나치게 낭만화한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크리스는 기본적인 생존 장비나 지도 없이 알래스카 야생으로 들어갔고, 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후반부에서 크리스가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진정한 행복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비판에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합니다. 또한 영화는 크리스의 가족 배경과 그가 가족과 단절하게 된 깊은 이유에 대해 충분히 탐구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실제 크리스의 이야기에서는 그의 아버지의 이중생활이 중요한 요소였지만,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덜 강조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 투 더 와일드'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탐색하는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자연으로의 회귀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며,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크리스의 마지막 깨달음 "행복은 나눌 때 진짜가 된다"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요약합니다.
결론적으로, '인 투 더 와일드'는 아름다운 영상, 뛰어난 연기, 그리고 보편적이면서도 깊은 주제 의식으로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수작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며,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합니다. 크리스 맥캔들리스의 여정은 비극적으로 끝났지만,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